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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열광하는 라부부, 그 뒤에는 이 사랑스러운 몬스터를 탄생시킨 창조주가 있습니다. 바로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카싱 룽(Kasing Lung, 龍家昇)입니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The Monsters' 세계관과 그 안에 속한 라부부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지난 포스팅에서 라부부의 폭발적인 인기 비결을 알아보았다면, 이번에는 그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아티스트 카싱 룽의 예술 세계와 라부부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알고 나면, 라부부가 더욱 특별하게 보일 것입니다.
1. 동화책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아트토이 아티스트로
카싱 룽은 처음부터 아트토이 작가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벨기에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유럽의 고전 동화와 그림책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북유럽 신화나 전설에 등장할 법한 신비로운 생명체들로 가득 찬 일러스트레이션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는 다수의 동화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구축해 나갔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항상 '몬스터'가 등장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몬스터들은 외롭거나, 슬프거나, 혹은 장난기 넘치는 등 다채로운 감정을 가진 존재로 묘사됩니다. 이러한 그의 그림들은 "세상에 완벽하게 선하거나 악한 존재는 없다"는 그의 철학을 반영합니다. 그의 경력에 전환점이 된 것은 2011년, 대만의 완구 회사 'How2work'와의 협업을 통해 자신의 그림 속 캐릭터들을 입체적인 '아트토이'로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평면의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피규어로 재탄생하며 그의 세계관은 더욱 넓고 깊게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2. 'The Monsters' 세계관의 탄생: 라부부는 누구인가?
카싱 룽의 모든 아트토이는 'The Monsters'라는 거대한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이 세계는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숲, '몬스터 플라워 가든'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곳에는 각기 다른 성격과 이야기를 가진 다양한 몬스터들이 살고 있는데, 우리가 사랑하는 라부부(Labubu)도 그중 하나입니다.
라부부(Labubu)는 토끼 귀를 가졌지만 사실 토끼가 아닌, 장난을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작은 요정입니다. 항상 엉뚱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마음은 따뜻하며, 친구인 '치미(Tycoco)'나 '피코(Pico)'와 함께 숲속을 탐험하며 말썽을 피우기도 합니다. 뾰족한 이빨과 익살스러운 미소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죠. 카싱 룽은 라부부를 통해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과 짓궂은 장난기'라는 양면적인 매력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 외에도 The Monsters 세계관에는 과묵하고 힘이 센 '이모모(Ymomo)', 소심하지만 똑똑한 '스피나(Spook)', 늘 잠이 덜 깬 표정의 '포코(Poko)'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가득합니다. 팬들은 단순히 라부부 하나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카싱 룽이 창조한 이 방대한 이야기와 관계성을 함께 즐기는 것입니다.
3. 디자인 철학: 불완전함 속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
카싱 룽의 디자인 철학의 핵심은 '불완전함의 미학'입니다. 그의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완벽과는 거리가 멉니다. 비뚤어진 미소, 짝짝이 눈, 어딘가 어설픈 몸짓. 하지만 우리는 바로 그 불완전함 때문에 그의 캐릭터들에게 더 강한 애착을 느낍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완벽한 것은 매력적이지 않다. 약간의 결함이나 흠집이 있을 때 비로소 그 존재는 자신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갖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라부부의 디자인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토끼인지 요정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모습, 귀여움과 심술궂음이 공존하는 표정 등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듭니다. '이 아이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죠.
또한 그의 작품은 동양적인 감성과 서양의 동화적 상상력이 절묘하게 결합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는 홍콩에서 태어나 벨기에에서 자란 그의 성장 배경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동서양의 문화를 모두 경험한 아티스트만이 표현할 수 있는 독창적인 감성이 바로 라부부와 The Monsters 시리즈를 전 세계적인 아트토이로 만든 원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라부부는 단순한 캐릭터 인형이 아닌, 카싱 룽이라는 아티스트의 오랜 경험과 깊은 철학이 담긴 예술 작품입니다. 그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나니, 손에 쥔 작은 라부부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하지만 최근 이 사랑스러운 라부부를 둘러싸고 뜻밖의 '악마 설'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논란의 진실은 무엇인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악마 '파주주'와는 정말 관련이 있는지 샅샅이 파헤쳐 보겠습니다.